[조선일보 2005-11-12 06:54] 한국의 11월 11일은 한 기업이 만들어낸 이른바 ‘빼빼로 데이’. 그렇다면 중국의 11월 11일은? ‘독신절(光棍節·광군제)’이다. 11월 11일이 혼자를 상징하는 ‘1’자 4개가 겹치는 날이기 때문에 결혼 안 한 젊은이들이 이날을 자신들의 축제일로 삼았다. ‘광군제(光棍節)’의 ‘군(棍)’은 막대기란 뜻이며 ‘광군(光棍)’은 독신(남성)을 의미한다. 1990년대 생겨난 ‘광군제’ 풍속은 갈수록 행사가 다양해지고 참가자층도 확대되고 있다. 이 날을 기념하는 젊은이들은 일단 아침에 바게트빵처럼 길쭉한 ‘유탸오(油條·밀가루 반죽을 튀긴 음식)’ 4개와 찐빵 1개를 먹는다. 유탸오 4개와 찐빵 1개는 11월 11일인 ‘11·11’의 모양을 상징한다. 하루를 즐기는 방식은 다양하다. 독신 친구들에게 장미꽃을 보내기도 하고 11번 시내버스를 타보기도 한다. 독신들끼리 어울려 취하도록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가 독신의 외로움과 자유로움을 마음껏 발산하는 것도 주요 행사다. 중매업소는 독신들을 겨냥, 짝짓기 행사와 동반여행 프로그램을 쏟아놓는다. 11월 11일이 히트를 치자 ‘1’자가 들어가는 다른 날들도 덩달아 대접받고 있다. 1월 1일은 ‘작은 독신절’, 1월 11일과 11월 1일은 ‘중간 독신절’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독신자들의 태도도 변하고 있다. 과거엔 스스로를 연애 무능자로 부끄러워했으나, 몇 년 전부터는 남보다 더 자유로운 삶을 사는 우월한 사람으로 자부하는 경향이 짙다. 사회학자 리인허(李銀河) 박사는 “자유가 확대됨에 따라 젊은이들이 각자 원하는 생활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시동기자 [ sdyeo.chosun.com]